청주시, 국보 '월인천강지곡' 금속활자 복원 추진

천영준 기자 =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복원한 충북 청주시가 한글 금속활자 복원을 추진한다.

 20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오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글을 금속활자로 복원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사업비는 국비 9억원, 지방비 9억원 등 18억원이다. 박물관은 내년 정부예산에 이 사업을 반영, 국비를 확보한 뒤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

 세부 일정도 잡았다. 2019년 1월 복원 대상 자료를 확보하고 추진 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2월에는 복원을 위한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활자 복원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복원 대상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1449년 지은 불교 찬가(讚歌)인 '월인천강지곡'이다. 이 책은 1963년 9월 보물 제398호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1월 국보 제320호로 승격됐다.

 월인천강지곡은 부처가 나서 교화한 자취를 칭송한 노래란 뜻이다. 상·중·하 3권에 500여 수의 노래가 수록돼 있다. '용비어천가'와 더불어 훈민정음으로 표기된 한국 최고의 가사다.

 박물관은 월인천강지곡의 71장을 금속활자로 복원할 계획이다. 직지 복원을 마친 뒤 바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국비를 확보하지 못해 지연됐다.

 이 사업은 올해 국제행사로 열리는 직지코리아와 오는 3월 첫 삽을 뜰 예정인 세종대왕 초정행궁 조성과 연관이 깊다. 국비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명과 훈민정음의 창조적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한글 금속활자 복원을 추진한다"며 "내년 정부예산에 복원 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2016년 1월 금속활자 '직지'를 복원해 공개했다. 2011년부터 18억1000만원을 투입, '고려 시대 금속활자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5년 만에 직지 상하권 금속활자 복원을 완료했다.

 복원 작업은 괴산군 연풍면에 있는 임인호(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의 작업실인 무설조각실에서 진행됐다.

 직지 상·하권을 완벽하게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박물관의 직지 하권에 없는 1장까지 복원, 완성도를 높였다.

 현재 원본이 없는 직지 상권 등은 1378년 간행된 목판본 직지의 내용을 참고했다.

 직지는 고려 말 국사를 지낸 백운 스님의 여러 이야기를 수록한 책으로 1377년 인쇄됐다.

 1455년 인쇄된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인쇄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섰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그 가치를 공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