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솔라로드 건설

지난달 21일 세계 최초의 태양광 패널 자전거도로인 ‘솔라로드’가 설치된 네덜란드의 소도시 크롬메니에를 방문했다.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크롬메니에는 2014년 11월 솔라로드를 설치했다.이 특별한 도로의 개발에 참여한 비영리 응용과학연구소 TNO의 시스템 설계자 스탄 클레르크스는 “네덜란드의 건물 지붕의 총 면적은 약 400㎢인데 도로 면적은 1,000㎢”라며 “전체 도로의 30%만 솔라로드로 전환해도 전기차 800만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 패널 성능이 향상되면 지역에서 쓰는 에너지 상당 부분을 인근 도로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지방자치단체, 기업, 연구소 등이 힘을 모아 개발한 솔라로드는 스마트도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파일럿 형식으로 설치한 실험용 도로여서 경제성과는 거리가 멀다. 1㎡당 설치비는 약 1,200달러

(약 130만원) 수준이다. 예상 수명인 20년간 매년 1㎡에서 70㎾h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할 때 1㎾h당 0.86달러를 쓰는 셈이다. 네덜란드의 통상적인 발전비용(0.05달러)보다 무려 17.2배 비싸다. 한여름에도 자전거 

통행으로 그림자가 생기거나 나뭇잎, 흙 등 이물질이 표면을 덮어 발전 효율은 일반 태양광 패널의 50~70%에 그친다. 겨울에는 여름철 전력 생산량의 10% 안팎으로 효율이 뚝 떨어진다.

                   

그럼에도 네덜란드가 이처럼 값비싼 실험을 하는 이유는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7% 이상으로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40% 이상 줄이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5.9%에 그쳤는데 그 중 63%가 바이오매스(곡물과 식물, 폐목재, 동물의 분뇨 등 유기성 자원)이고 풍력은 24%, 태양광은 5.4%에 불과했다.태양광 부문이 유독 부진했던 이유는 네덜란드의 

산업적, 지리적 요인 때문이다. 키스 빌렘세 TNO 사업총괄이사는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가스ㆍ석유 산업 비중이 높았다”며 “최근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풍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를 늘리려 하지만 국토가 

넓지 않아 건물 지붕이나 일반 토지, 도로 등을 활용해 태양광발전 설비를 늘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라로드가 설치된 곳은 네덜란드의 크롬메니에와 크로닝헨, 프랑스의 투루브르오페르쉬까지 3곳뿐이다. TNO의 클레르크스는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효율은 높아지고 있어서 당장은 솔라로드를 만드는 데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경제성이 확보되는 때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